지금 이 환경과 사람들이 너무 좋다. 많이 배우고 있다. 1-2년 전에 비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잠자리에 들며 '오늘 뭐했지?' 생각해보면 '출근해서 일하다 퇴근하고 저녁 먹고 집안일 조금 하다 하루가 갔구나'라는 요약본을 만나게 된다.
조금씩 잊고 지냈던 우리의 생활양식을 다시 되찾고 있다. 회사에 출근하는 일도 익숙해지고, 점점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 같다.
실제로 자동화까지 이어지진 않더라도, 내가 해오고 있는 반복적인 업무가 뭔지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한동안은 하고 싶지 않다.
사소하면 잘 잊히는 법이니까, 이렇게 굳이 글로도 적어 보았다.
게임에는 보통 레벨 시스템이 있다. 만약 직장 생활도 그렇다면 어떨까?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이 있는지 발견해가는 게 즐겁다.
서로 공유하고, 그 내용을 믿고, 동일한 목표를 바라보며 서로 돕는 문화가 있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이런 사건들을 겪으니, 이제는 감당 못할 시련은 없겠다는 내성이 생겼다.
내가 느꼈던 그 케어는 참 섬세하고 감동적이었다. 잘 적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헛된 기대가 아닌, 얼마 전에도 막 겪었던 굉장히 현실적인 기대라 즐겁다.
내가 작성한 코드는 리뷰된 적이 별로 없다.
이제 아무리 큰일이 생겨도 이번에 집 구한 것보다 크고 어렵진 않을 거라고.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며, 나이에 상관없이 나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배우는 환경. 즐겁게 지내고 있다.
내 동료들이 내 연봉을 안다. 나도 그들의 연봉을 안다.
이십 대 초반에 다녀온 어학연수를 기점으로 해외 생활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한국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그곳에선 그렇지 않았다.
좋은 문화에서 일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리고 싶고, 조금이라도 이런 문화가 다른 곳에도 퍼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