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는 게 최고의 가치?

일잘러가 꿈인 사회. 일이 정체성인 문화에 길들여진 이들에게 코로나는 일과 삶 돌아보는 계기 됐다. 나는 무엇으로 어떻게 기억되고픈가. 어떻게 하면 지금 하는 일 이상의 나로 커나갈 수 있을까. 지금 일 이상의 의미를 주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생각이 전진의 첫걸음. by @atmostbeautiful

저 뉴욕타임즈 글은 안읽었지만 이 트윗 내용에 너무 공감. 일을 잘하는 게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사회가 아쉬움. 그거 사실 고용주의 꿈이지 우리의 꿈이 아닌데. 최고가 돼야만 돈 많이 벌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또한 고용주들의 트릭.

어차피 개발 천재들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듯. 내가 개발로 벌어 먹고 산 게 그래도 짧지 않은데, 무슨 20대 초반 외국 개발자들은 뭐 어마어마한 것들을 만들어 내고, 혜성처럼 등장하는 그런 애들이 뭐 그렇게 많아. 혜성 가끔 오는 거 아닌가. 해외 개발 트위터 보고 있으면

진짜 나빼고 다 천재인 거 같고, 개발자가 백엔드 프론트엔드 심지어 디자인까지 다 잘하는 애들 너무 많은 거 같음. 근데 어짜치, 걔네는 내 일거리를 뺏아가지 않음. 어짜피 걔네가 나랑 경쟁 안함. 노는 레벨이 다름. 그러니까 그냥 그들의 대단함에 감탄하면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 즐겁게 쓰고 배우면 됨. 나는 그냥 나랑 비슷한 레벨의 사람들이랑 일하면 되는 건데 그 마저도 딱히 경쟁이라 하기엔 다 거기서 거기임. 그냥 같이 잘 협력해서 프로젝트 해 나가고 정시 퇴근 하는 거지.

회사 생활은 회사 생활임. 내 인생의 부분 집합일뿐. 평생 일=삶 그냥 동일한 것 처럼 교육을 받아와서 그 생각을 깨는 게 어렵지만, 회사 바깥의 내 삶을 발견하는 순간의 그 쾌감, 그리고 그 영역을 넓혀가는 행복이 엄청남.

근데 사실 이게 취준 혹은 초년생 때에는 그냥 서바이벌 자체가 삶의 전체인 경우가 많아서 어렵긴 함. 정말 하지 않으면 짤릴 것만 같은 그런 야근의 순간들도 많고, 아직 내가 할줄 아는 게 없어 당장이라도 잘릴 것 같은 불안감에 NO 라고 말할 생각조차 못하는 순간들..

트친님들 모두 최대한 빨리 거기서 벗어날 힘과 용기 얻고 전체 파이에서 일이 아닌 파이를 키워나가시길 바라요 🙏🏼

https://mobile.twitter.com/eunjae_lee_ko/status/1612579549589512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