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프로세스

전 회사에서의 채용 과정을 적어 보려 해요. 팀마다 다른 점도 있고, 최근에 바뀐 점도 있겠죠. 게다가 전 회사이기도 해서, 회사 이름은 적지 않을게요.

  1. "모두가 interviewer가 되자" 라는 마인드였어요. 사내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면 interviewer pool에 등록이 돼요.

interviewer 로써의 일반적인 교육과, 조를 짜서 실전 연습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요. 반나절 정도를 걸린 교육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1. Interviewer 로 등록이 되면, 이력서 리뷰가 간간히 들어와요. 저 같은 경우는 제 팀에 뽑는 인원의 이력서만 들어왔어요. 이력서가 통과되면 1차 기술 면접이죠.
  2. 기술 면접에서 XYZ 를 아는지 묻는 질문은 없어요. 그간의 경험을 물어요. 어떤 걸 해봤고,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고.
  3. 그 이후에 개발 과제가 나와요. 라이브 코딩은 아니고 1주일 정도 줘요.

"코딩 과제를 내주면 배껴버리면 어떡하죠?"

라는 고민을 하겠지만, 막상 결과물을 받아 보면 퀄리티가 천차만별이에요. 과제 리뷰하면서 미리 정의된 리스트(코드 품질, README, 등등)를 훑으며 각 항목에 대한 리뷰를 적어요. 그리고 불러다 물어볼 지점도 적어놓죠.

  1. 지원자와 과제 리뷰를 해요. 한번 쭉 설명해달라고 하면 그 사람이 전체적인 작업 의도와 코드 레벨의 디테일을 설명해 줘요. 그리고 우리는 갖고 있던 궁금증을 물어보고요. 그리고 잘 못한 부분이 있으면 그걸 얘기하면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은지 물어요. 아, 참고로 2:1 통화에요.
  2. 과제 자체보다도 과제 리뷰에서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나요. 기술적인 선택에 대해 어떻게 대답하는지, 막힌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그 통화하면 다 눈에 보이니까요.
  3. 그다음은 보통 culture fit 으로 넘어가요. 회사가 갖고 있는 중요한 가치가 몇 가지 있는데, 가상으로 예를 들어 "정직, 겸손, 열정, 신뢰" 라고 치고. 두 번의 면접으로 나눠져서 앞 팀은 정직, 겸손을 살펴보고, 뒤 팀은 열정, 신뢰를 살펴봐요. 물론 지원자에게 그 키워드를 알려주지는 않아요.

그냥 culture fit 을 본다고만 하죠. 그리고 각 키워드에 대해 평가하기 위한 질문 리스트가 이미 있어요. 그러면 앞 팀은 정직 질문 리스트와 겸손 질문 리스트를 가지고 가서, 그대로 질문하고 답변을 잘 기록하죠.

질문 리스트가 미리 있는 게 중요해요. 면접관과 지원자 사이의 주관적인 기류가 흐르지 않게 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돼요. 예를 들어, 면접관이 지원자의 복장이나 무언가 맘에 안 든다고 이상한 질문만 마구 해댈 수 없게 되는 거죠.

왜 할 수 없냐면,

  1.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지금까지 프로세스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요. 뭐 한 10명 이내. 그리고 각자가 담당했던 파트에서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요. 물론 다 기록해 놓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죠.

그 자리에서 다 같이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면 내려요. 하지만 다른 경쟁하는 지원자가 있거나, 아니면 좀 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리크루터와 hiring manager 가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려요.

  1. 완벽하진 못해도 이런 프로세스가 있어서 좋은 점은
  • 모두가 interviewer 가 됨으로써 같이 일할 사람을 직접 뽑는 경험을 하게 하고
  • 일부 interviewer 의 실수 내지는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 보다 객관적이고 일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요
  • 다른 말로, 면접자가 개인적인 선호에 의해 누군가를 뽑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생각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

https://twitter.com/eunjae_lee_ko/status/15627680522187816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