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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마 내가 왕따는 아닐 텐데

  • May 15th, 2019

  • 2011년도 한 회사에 신입 공채로 입사했다. 신입 교육이 끝난 후 팀 배치가 있었다.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신입이 이 팀으로 왔다. 그리고 세 달의 수습 기간이 있었다. 처음엔 마냥 즐거웠지만, 입사 셋째 달이 되면서 살짝 긴장감이 생겼다. 웬만해서는 수습을 탈락하지 않는다 했지만, 그래도 1% 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마냥 마음을 놓을 순 없었다. 셋째 달 중순쯤 되었을까. 일을 하다 보니 팀 자리에 우리 신입 세 명만 자리에 앉아있었고 다른 분들은 어딘가로 다 가고 안 계시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 셋 명이서 모인 메신저 방에서 대화를 나눴다.

  • 다들 어디 가셨지?

  • 우리의 탈락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하시는 건 아닐까? 그분들이 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계속 긴장하며 기다렸다. 우리 셋이 홀로 남겨진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 당시에 우리에겐 은근한 긴장과 스트레스였다. 그 회의가 탈락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인진 확인하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셋은 전부 수습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 2019년 현재,

  • Why am I alone?

  • 이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자리에 나 빼고 아무도 없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2011년도의 그런 긴장감까진 아니어도, 다들 어디 갔길래 나만 혼자 앉아있나 이상했다. 심지어 동료들이 다른 회의가 있나 일정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런 일이 두 번 세 번 반복됐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유독 팀 회의가 끝나고 난 후에 이런 일이 잦은 것 같았다.

  • 확인해보자. 팀 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에서 아주 천천히 걸어 나왔다. 다른 사람들 뒤로 뒤쳐져서 다들 어디 가나 따라가 봤다. 보니까 자연스레 다들 커피머신 쪽으로 갔다. 탕비실이라 부르긴 좀 그렇고, 사내 카페라고 부르기도 좀 그런, 홀 구석에 커피머신을 비롯해 간식이 놓여 있는 공간이 있다. 다들 그곳으로 갔다. 누구는 커피를 마시고, 누구는 차를 마시고, 누구는 과자를 먹고, 누구는 딱히 먹거나 마시는 거 없이 그냥 그곳에 서성이며 서 있었다. 나도 자연스레 껴서 커피 한잔을 뽑았다. 그들은 방금 한 회의에 대한 가벼운 얘기를 나누는 듯하더니 개인적인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나만 빼고 어떻게 다들 알고 있나 싶던 서로의 휴가 계획 같은 그런 이야기가 오갔다.

  • 이게 이들의 커피 타임이었다. 굳이 커피 마시자며 다 같이 움직이는 게 아니고 낄 사람 자연스레 끼고 아니면 자기 자리 가는 그런 것이었다. 한국에서 내가 일했던 팀들에서는 주로 "커피 마셔요"라고 말하는 누군가가 꼭 있었고, 우리는 그 소리에 이끌려 커피를 마시러 가서 담소를 나누곤 했다. 나는 누군가 커피 마시자고 말하면 그때 다 같이 가는 것에 익숙했고, 이들은 누구도 그런 얘기를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듯했다. 한국의 모든 팀이 그렇진 않겠고, 파리의 모든 팀이 이렇진 않겠지만, 이 사소한 차이를 몰랐다면 영원히 혼자 커피타임을 할 뻔했다며 혼자 마음속으로 호들갑을 떨어 보았다. 그리고 사소하면 잘 잊히는 법이니까, 이렇게 굳이 글로도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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